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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주화된 뇌, 인간 정체성의 해체인가 진화인가 우리는 언제부터 기억을 외주 주기 시작했을까? 언제부터였을까.머릿속에 저장하던 전화번호를 더 이상 외우지 않게 된 시점은.기억이란 뇌의 고유 기능이었는데, 어느 순간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외부 기계에 기억을 맡기기 시작했다.1. 기억이란 뇌의 고유 기능 어느 순간 우리는 스마트폰이라는 외부 기계에 기억을 맡기기 시작했다.어릴 적엔 친구 생일, 집 전화번호, 엄마가 부탁한 장 볼 목록까지도 머릿속에 넣고 다녔다.그 기억이 종종 뒤섞이고, 틀리기도 했지만, 우리에겐 그것을 기억하려는 노력과 습관이 있었다.하지만 이제는 달라졌다. 메모 앱이 있고, 알림이 있고, 클라우드가 있다. 기억은 저장의 영역이 되었고,기억을 저장하는 주체는 더 이상 나 자신이 아닐 때가 많다.‘외주화된 뇌’라는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 2025. 4. 10.
기억이 나를 만든다면, 클라우드는 누구를 만드는가 기억은 나의 일부가 아니라, 나의 전부다. 철학자 존 로크는 인간의 자아를 ‘기억’에 의존한다고 봤다.우리는 단순히 이름, 생일, 과거 사건을 기억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 기억에 담긴 감정, 그때의 냄새와 온도, 그 상황에서의 나의 판단과 가치관이 모여 현재의 ‘나’를 만든다. 예를 들어보자.유년 시절 부모님과 함께 걷던 골목길, 그 길 위에 쌓인 낙엽의 냄새와, 겨울바람에 눈물이 찔끔 났던 그 순간의 기억은지금 내가 가을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영향을 준다.좋아하는 사람과 헤어졌던 카페, 시험에서 떨어지고 걸었던 어두운 밤거리.이런 기억들은 내게 특정한 감정을 안겨주고, 그 감정은 오늘의 나를 만든다. 기억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해석된 삶’이다.우리는 기억 속에서 삶을 되새기고, 그 되새김을 통해 자신.. 2025. 4. 10.
나는 기억하지 않는다, 다만 검색할 뿐이다 우리는 언제부터 기억을 포기했을까“그거 어디서 봤는데…”라는 말은 요즘 대화 속 단골손님이다.중요한 정보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 채, 우리는 그저 ‘어디서 봤다’는 감각만 남은 채 살아간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꺼낸다. 검색창에 몇 개의 단어를 입력하고, 손가락 몇 번의 터치로 우리는 필요한 것을 ‘다시’ 얻는다. 하지만 정말로 우리는 그것을 ‘기억’했다고 할 수 있을까?예전에는 전화번호를 수십 개 외우고 다녔다. 약속 장소는 미리 정확히 정하고, 늦으면 길거리 공중전화에서 다시 연락을 했다. 그런 시절에는 기억력이 곧 생존력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숫자 하나 외우지 않아도, 약속 장소를 정확히 알지 못해도 된다. 우리는 그것을 ‘기억’할 필요 없이, ‘접속’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기술은 기억을 대신해주기.. 2025. 4. 10.
헌법 국가의 기본법으로서, 국가의 통치조직 구성과 통치작용의 원칙을 정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규정하거나 형성하는 최고의 규범이다. 법학에서는 헌법을 특정 영역의 공동생활의 질서를 구성하는 법, 곧 공동 생활의 ‘규범 체계’로 이해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헌법은 국가뿐만 아니라 일반 조직이나 결사에서도 존재하지만, 이러한 영역에서의 헌법은 대체로 정관 등으로 표현되고, 헌법이라는 의미로 표현할 때에는 국가의 법적 기본질서를 의미하게 된다. 헌법은 대체로 헌법은 적어도 한 국가 내에서는 다른 모든 법보다 최고의 지위에 있는 법이다(최고규범성). 또한, 헌법은 국가의 기본원리는 명확히 규정하지만, 그 이외의 사항은 그 대강만을 규정하거나 규정하지 않음을 통해 헌법의 안정성을 유지한다(구.. 2025. 4.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