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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저장소 속에 갇힌 나의 '진짜 기억' 디지털 저장소 속에 갇힌 나의 '진짜 기억'우리는 매일같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풍경, 음식, 셀카, 친구와의 만남, 특별하지 않은 일상조차도 카메라 앱을 통해 디지털 이미지로 저장된다. 그렇게 쌓인 사진은 구글 포토, 아이클라우드, 네이버 마이박스 같은 클라우드에 자동으로 백업되고, 우리 눈앞에서 사라진다. 손 안의 작은 장치는 우리가 경험한 거의 모든 순간을 이미지로 포착해 저장해 주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장면을 기억하지 못하게 된다. 사진이 많아질수록, 기억은 오히려 흐릿해진다. 과거에는 사진 한 장을 남기기 위해 필름을 아껴 써야 했고, 촬영한 사진을 현상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정성과 간절함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 장면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그러나.. 2025. 4. 19.
구글 포토 속 내 과거는 나보다 나를 더 잘 기억한다 구글 포토 속 내 과거는 나보다 나를 더 잘 기억한다아침에 스마트폰을 열자, 구글 포토가 "2년 전 오늘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몇 장을 띄운다.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웃고 있는 나와 친구들, 그날의 기분까지 떠오를 만큼 생생한 장면이다. 그런데 이상한 감정이 든다. 나는 그날을 분명 잊고 있었다. 생각조차 하지 못했던 하루가, 무심코 켜본 앱 하나로 갑자기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구글 포토는 단순한 사진 저장 도구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기억을 보조하고, 때로는 대신하며, 우리 삶을 ‘재구성’하는 기술이다. 수천 장의 사진 중에서도 어떤 날의 장면을 ‘특별한 기억’으로 선정하고, 의미 있는 날로 부각시키는 알고리즘은 인간보다 더 체계적이고 잊지 않는다. 이러한 기술은 분명 편리하다. 우리는 촬.. 2025. 4. 18.
AI가 기억하는 나, 인간은 무엇을 책임지는가 AI가 기억하는 나, 인간은 무엇을 책임지는가.과거의 인간은 자신의 경험을 머릿속에 저장하며 살아왔다. 기억은 단순히 정보를 저장하는 행위를 넘어, 자신이 누구인지를 규정하고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실존적 끈이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은 이 기억의 주체를 점점 인간에서 기술로 옮기고 있다. 인공지능은 이제 문자, 음성, 이미지, 위치 정보는 물론, 우리의 행동 패턴과 감정 반응까지 저장하고 분석할 수 있다. 나보다 나를 더 많이 기억하는 기계가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SNS 타임라인을 통해 몇 년 전의 감정을 되새기고, 사진 앱이 자동으로 만든 ‘올해의 순간’을 보며 미처 기억하지 못했던 사건을 다시 떠올린다. AI는 우리 일상의 조각을 끊임없이 수집하고 축적하며, 기억을 되살리는.. 2025. 4. 18.
내가 잊은 걸 알고 있는 기계 - 스마트 리마인더의 두 얼굴 내가 잊은 걸 알고 있는 기계 - 스마트 리마인더의 두 얼굴.잊어도 괜찮다는 새로운 감각. 누군가가 나 대신 내 약속을 기억하고, 필요한 순간에 상기시켜준다면 얼마나 편할까. 스마트 리마인더는 바로 이 질문에서 출발한 기술이다. 오늘 해야 할 일, 약속 시간, 약 복용 시간까지 우리는 다양한 앱에 정보를 입력하고 그것이 다시 울릴 때를 기다린다. 스스로 기억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은 우리 삶에 실질적인 여유를 가져다준다. “잊어도 괜찮다”는 새로운 감각이 우리의 일상에 자리 잡았다. 한때는 작은 메모지를 챙기고, 반복적으로 일정표를 확인하며 기억을 유지해야 했다. 하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의 알림 한 번이면 된다. 우리의 기억은 점점 장치에 위탁되고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리마인.. 2025. 4. 17.
기억의 확장인가 대체인가 - 기술이 뇌를 넘보는 순간 기억의 확장인가 대체인가 - 기술이 뇌를 넘보는 순간.기억을 확장하겠다는 인간의 오래된 꿈, 인간은 예로부터 기억을 저장하고 남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발명해왔다. 동굴 벽화에서 시작된 시각적 기록은 문자로, 책으로, 컴퓨터 파일로 이어졌고 이제는 스마트폰이라는 작은 기기에 우리의 삶 전체를 담아내는 시대에 이르렀다. 처음부터 인간의 목표는 단순했다. 잊지 않기 위해, 더 잘 기억하기 위해 기술을 도구로 삼았다. 기억의 외주화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때 사람들은 중요한 내용을 암기하거나 반복적으로 기록하며 기억을 유지했지만, 이제는 검색창 하나만 열면 과거의 거의 모든 정보를 눈앞에 펼쳐낼 수 있다. 전화번호, 생일, 일정, 할 일 목록까지 우리 삶의 세세한 정보들이 더 이상 뇌에 저장되지 않아도 된다.. 2025. 4. 17.
뇌는 기억을 잊지 않는다, 다만 꺼내지 못할 뿐이다 뇌는 기억을 잊지 않는다, 다만 꺼내지 못할 뿐이다. ‘기억상실’은 정말로 잊는 것일까?누구나 한 번쯤, 이름이 생각나지 않거나 어떤 단어가 혀끝까지 맴돌다가 사라져버리는 경험을 한다. 어떤 경우에는 중요한 약속이나 일을 깜빡하기도 하고, 때로는 오래전 누군가의 얼굴이나 장소를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도무지 기억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잊어버렸다’고 말한다. 하지만 뇌는 과연 정말로 어떤 정보를 ‘잊는’ 것일까? 뇌과학자들은 인간의 기억 시스템을 하드디스크에 비유하곤 한다. 쓰고, 저장하고, 삭제하는 것이 모두 가능한 구조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는 조금 다르다. 우리의 뇌는 정보를 명확히 ‘삭제’하는 방식으로 기억을 잃지 않는다. 오히려 더 정확한 표현은 ‘접근할 수 없는 상태.. 2025. 4. 16.